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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구글의 사무실 공간 혁신은 성공할 수 있을까?
등록일 2021-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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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google.co.kr >



 

구글(Google)과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Alphabet)의 최고경영자(이하 CEO) 순다르 피차이 (Sundar Pichai)는 지난 2021년 5월 5일 사내 뉴스 게시판을 통해 ‘업무에 대한 하이브리드 접근 방식 (A hybrid approach to work)’이라는 주제의 글을 기고했다. 글의 내용은 코로나19가 극복되는 시기 에 맞춰 혁신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도입하여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글의 내용에 따르면, 구글의 직원들은 1주일 중 사무실에서 3일을 근무하고 나머지 2일은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하게 된다. 회사에 출근하는 3일 동안에는 동료직원들과 협업이 필요한 일들 위 주로 처리하게 된다. 또한, 전 세계에 더 많은 사무실을 두어 업무 수행을 위한 위치에 대해 더 다양한 선택권을 갖도록 하겠다고도 한다. 구글은 이렇게 직원들에게 시간과 공간에 자율성을 주어, 일주일 동 안에 전체 직원의 60%가량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나머지 20%는 새로운 사무실에서, 20%는 재택근무 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한다고 한다. 연간 최대 4주 동안에는 본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임시 근 무를 할 수 있도록 하여 여름휴가와 휴일 여행에 일을 병행하도록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구글 CEO가 밝힌 내용은 코로나19로 변화하는 좀 더 효율적인 업무처리 방식을 찾으려는 기업의 노 력이 엿보인다. 물론, 이제까지 몇몇 ICT 기업들은 자율 근무 시간제를 도입하거나 휴가를 늘려 업무 스 트레스를 줄여주는 등의 업무 혁신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그간 업무 시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안과 업무공간의 효율적인 구성에 대해서는 혁신안들 을 적용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업무를 위한 물리적 공간이 과연 필요할까?’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 5월 3일 자에는 ‘업무의 미래를 위한 구글의 계획(Google’s Plan for the Future of Work)’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는데, 기사 내용은 구글 CEO가 제시한 하이브리드 형 업무처리 방식과도 연관성이 있는 구글의 사무공간 재편 계획을 담고 있다. 9월에 실행될 것으로 보 이는 구글의 사무실 재편 계획. 구글의 사무실 재편 계획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이번 구글의 사무실 재편 계획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사무공간의 의미가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보자.


<사진 출처 : freepik.com>


 

업무공간을 편리하고 재미있고 효율적인 공간으로

구글이 제시한 계획 속에는 ‘팀포드(Team Pod)’라고 불리는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은 그야말로 팀원들 이 협업을 위해 함께 일하는 공간이다. 구글은 앞으로 이 팀포드 공간을 언제든 변형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팀이 협업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하면, 함께 모여있고 언제든 회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할 수 있 다. 그런데 이번 구글의 계획은 다르다. 9월에 바뀌는 구글의 사무실에는 협업을 위한 공간을 보강함과 동시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 업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한 공간의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팀원들은 언제든 모여서 원격회의 화상 창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과 대화할 수도 있고 수많은 프 로젝트 내용을 화면에 띄워 함께 논의할 수 있다. 그런데, 혼자서 집중해서 일하고 싶다고 하면 조용히 직원과 직원 사이에 ‘풍선벽(balloon wall)’이 만들어진다. 직원이 개인 책상에 앉는 순간, 바퀴가 달린 로봇 형태의 벽이 펼쳐지고 풍선벽에 공기가 채워져, 개인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업무를 모여서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확실히 구식의 생각이다. 만나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만나지 않 고 개개인이 책상에 앉아 집중도를 높여야 할 일이 있다. 구글이 새롭게 바꾸는 사무실의 개념은 협업을 위해 모이는 공간도 물론 계속 존재하지만, 개인의 업무 스타일과 개성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공간 효율 성을 높이는 방식도 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에 원격회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는데, 구글의 원격회의 공간은 회의 참여자 간 소통 이 실제 이뤄지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설계되었다. 캠핑할 때 가운데 모닥불을 피워놓고 둘러앉는 캠프파 이어(Campfire) 개념을 도입했다고 한다. 원격으로 회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니터를 통해 동그랗게 둘 러앉는 형태로 도구와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또한, 회의에 참여하는 사람들 간의 눈높이가 같도록 모 니터가 배치되어 원격회의로 인한 거리감을 최대한 줄이고 소통이 더 활발히 일어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회사라는 공간에서 원격회의가 낯선 이유는 원격회의에 적합한 회의실이 갖춰지 지 않아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회의에 참여한 개개인이 휴대전화나 노트북을 통해, 또한 프로젝터나 대형 모니터로 한 방향을 주시하는 방식으로 하는 원격회의는 대면으로 이뤄지는 회의 에 비해 낯설다. 구글의 원격회의 공간이 별것이 아닌 것 같아도, 상당히 고심한 ‘별것’인 이유가 있는 것이다. 구글 본사가 있는 실리콘 밸리는 일년내내 날씨 좋은 장소로 유명하다. 구글은 이 점에 착안해 기존 의 주차장과 잔디 구역을 캠핑장 형태의 업무공간으로 만들었다. ‘캠프 찰스턴(Camp Charleston)’이라 는 공간이다. 마치 캠핑장이나 휴가지 같은 공간처럼 보인다. 사진으로만 봐도 여기를 누가 구글 직원의 근무지라고 생각하겠는가. 하지만, 여기는 언제든 웹과 모바일에 접속할 수 있는 무선 인터넷 네트워크가 설치되어 있어 일하기 편안한 공간이자, 자유로운 토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각 천막에는 캠프 테마가 있고 규모가 큰 천 막에는 최첨단의 화상회의 장비도 갖추고 있다. 그러니 이 공간에서 구글 직원들은 대규모 부서 단위의 회의나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고 때로 머리를 식히고 싶은 직원들은 휴식을 취할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사람들의 의식 중에는 폐쇄된 공간에 대한 부담이 존재한다. 캠프 찰스턴은 구글 직원들의 폐쇄된 사무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공간이다. 그래서인지 구글은 런던, 로스엔젤레스, 뮌헨, 뉴욕, 호주 시드니 등 대도시에 더 많은 야외 사무실을 구축하는 중이라고 한다.



<사진 출처 : freepik.com>


 

구글은 사무공간은 ‘일을 처리하는 공간’이 아니라, ‘일을 완성하는 공간’

구글의 사무공간 혁신은 계속되고 있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새롭게 지어지는 캠프 찰스턴이라는 공간과 비슷한 공간은 이미 있었다. 1998년 구글이 설립된 지 5년이 지난 2003년 구글은 ‘구글플렉스 (Googleplex)’라는 공간을 만들었는데, 그 풍경이 마치 공원이나 대학가 캠퍼스를 연상시키듯이 멋진 풍 경이라 많은 사무공간의 개념을 바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구글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회사에 출근하면서 무료버스로 출근하고 출근하면 무료로 다양한 메뉴의 음식들을 골라 먹거나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호텔시설처럼 느껴지는 헬스클럽과 조용한 도서관을 연상 시키는 독서공간이나 언제든 다리 뻗고 누울 수 있는 휴게공간도, 구글의 사무공간 혁신을 통해 많은 ICT 기업들에 전파된 것이다. 즉, ‘구글플렉스’라는 이름처럼 구글은 사무공간을 일도 하면서 쉴 수도 있 고 아이디어 구상도 할 수 있고, 그러면서도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한 복합적인 업무 시설로 만들었다. 그래서 구글의 사무공간에서 느껴지는 사무공간의 개념은 단순히 일을 진행하고 처리하는 공간의 개 념은 아니다. 기존 회사들의 사무공간은 많은 사람이 모여 주어진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고, 업무를 처리 하는 과정에서 협의가 필요하기에 만들어진 공간의 개념이다. 하지만 구글의 사무공간은 다르다. 우리는 일을 하다 보면, 정말 열정을 쏟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일들은 퇴근하고 집에서도 생각나는 경우가 많다. 퇴근 후 직장동료와 식사 자리에서 일에 대해 더 논의하거나, 집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중에도 일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요소를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완성도가 높아야 하는 일들은 많은 논 의와 생각들을 기반으로 하여 단순히 사무공간에서 행정적으로 처리하는 형태로만 완성할 수 있는 성질 의 것들이 아니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달라지고 그러다 보면, 새로운 논의나 협의가 필요하 기도 하고 생각을 전환해야 하는 일도 생긴다. 완성도가 있어야 하는 일은 그렇게 추진된다.




<사진 출처 : freepik.com>

개인 능력의 극대화 : 회사에 돌아오는 가장 큰 이익 이번 구글의 사무공간 혁신은 이점을 인식한 혁신

이번 코로나19 이후에 구글이 지향하는 사무공간의 혁신은, 사실 개인 능력의 극대화에 초점이 맞춰 져 있다고 본다. 전염병으로 인해 개개인이 격리된 일상을 경험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개인이 타인과 접촉하지 않고도 일을 잘하게 할 수 있을까가 많은 회사의 주된 관심사였다. 그런데 격리된 개개인이 자신들의 능력을 펼 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하려면 회사와 직원 간 ‘신뢰’라는 것이 더욱 필요했다. 회사에 얼굴을 비추지 않고 재택근무 하는 직원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원격회의 중에 회의 참석자가 나오는 모니터가 꺼져 있 다면 이 직원이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지, 사람들 간 접촉을 줄이려 회의실을 잡고 일을 하는 직원이 개 인적인 일을 하지는 않은지. 이 모든 것에 대해 회사는 감시하거나 아니면 직원을 믿거나 둘 중 하나의 스탠스를 취해야 했다. 직원을 신뢰할 것인가 말 것인가... 달라질 구글의 사무공간은 개인에게 더욱 맞춰져 있다. 개인의 자세와 체형에 맞춘 자동화된 책상이 등장하는가 하면, 부풀어 오르는 풍선벽을 통해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기도 한 다. 재택근무 시 원격회의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회의공간은 원격회의에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실내라는 공간에 거부감이 있는 직원은 실외 사무공간에서 캠핑하듯 일할 수 있다. 구글 CEO는 이렇게 바뀌는 사무공간에 더해, 사무실 출근 일수는 3일로 줄이고 1년 중 4주는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 도록 한다고 한다. 직원 개인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어려운 일들을 구글이 시도하고 있 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부동산 서비스 및 투자회사인 CBRE(Coldwell Banker Richard Ellis)는 산업 내 상위권 회사의 글로벌 부동산 관련 임원들 126명에게 2020년 6월 중 설문하여 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는 진화하는 사무공간이 어떻 게 체감되고 있는지 몇몇 시사점을 준다. ‘직원들이 스스로 사무를 위한 시간이나 공간을 선택하게 될 것인가’에 대한 응답 결과에서, 코로나19 이후에는 직원들이 유연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선택할 수 있고 항시 원격근무를 할 수 있도록 선택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응답자가 많았다. 코로나19 발생 전과 비교해 직원들은 회사라는 공간과 개인 의 시간을 더욱 자율적으로 선택하여 일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야말로 직장이라는 공간은 이제, 업무 수행에 도움을 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출근 확인 을 위한 공간이거나 업무 감시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코로나19라는 상황이 낳은 학습결과는 사무공간 과 업무 효율성에 대한 개념을 이처럼 바꾼 것이다.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꼭 폐쇄형의 사무공 간에 근무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시간과 공간을 직원에게 선택하도록 해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는 믿음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산업계의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CBRE는 하이브리드 인력 네트워크(Hybrid Workforce Network)의 현재와 미래를 도식화했다. 현재는 사무공간이 본사(Headquarters)를 중심으로 위성사무실(Satellite Office)과 프로젝트 사무실(Project Office), 좀 더 편안한 공간(Flexible space) 등으로 꾸려져 인력이 관리되고 있지만 미래에는 본사 건물은 하나의 네트워크 역할을 한다. 더욱 다양한 공간에서 업무를 수 행할 수 있고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는데 회사가 중심 네트워크로 존재하고 인력은 업무 효율을 극대 화하기 위한 공간들로 분산되는 것이다. 역시, 인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능한 업무처리 공간의 체계 가 정착할 것이라는 얘기다.

구글의 이번 사무실 재구조화를 위한 시도는 단순한 사무공간의 구조나 기능을 바꾸는 시도가 아니다. 코로나19를 통해 자각된 업무처리 방식, 인력, 공간, 업무 시간 등에 대한 인식의 전환, 이를 실물로써 구체화하기 위한 시도다. 사무공간이라는 실물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재 개념화·재구조화하기 위한 시도인 것이다. 회사는 개인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것, 구글은 이를 인식하고 실제로 시도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구글의 시도는, 그 시도 자체만으로도 인식전환에 대한 절반의 성공을 거두 었다고 할 수 있다.

<자료 출처 : 한국인터넷 진흥원 KISA Libra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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