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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ICT 기업들이 추진하는 ESG, 그들은 다르다
등록일 2021-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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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freepik.com>


최근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가 화두다. ESG의 개념 안에는 환경 (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데, 쉽게 말해 기업을 평가 할 때 그 기업이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이슈에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느냐를 보고 평가하고자 고안된 개념이 ESG다. 그래서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기업을 평가할 때 재무적 인 요소인 ‘버는 돈’이나 ‘축적한 재산’만 가지고 기업을 평가하면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는 데서 나온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가 진보할수록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나 지속가능경영 (CSM, 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이 더욱 중시되고 있는 측면에서 보면, ESG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요소들을 더욱 고 려해야 한다는 논의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업이 이익에만 몰두하고 도덕적ㆍ윤리적으로 성숙하 지 못한 상태로 성장할 경우 결국 가치가 없는 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자각이 기업경영 분야의 보편 적 인식으로 자리 잡고, 기업이 올바른 성장을 위해 신경 써야 할 분야가 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라는 단 어로 압축하여 확산한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 원고에서는 국내외의 주요 ICT 기업들이 최근 발간한 ESG 보고서를 다뤄보고자 한다. ICT 기업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의 속성처럼 ESG 현상에 대한 대응도 빠른데, 이들이 ESG 보고서에 서 담고자 했던 내용의 골자는 무엇이고 이를 통해 그들이 주로 알리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짤막 한 정리를 해봤다.

자신만의 색깔과 명분

모든 ESG 보고서 서두는 기업의 주요 사업 분야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사업 분야를 중심 으로 왜 ESG에 중점을 두고 경영활동을 하는지 그 이유를 제시한다. 기업들은 자신만의 사업적 색깔을 드러내고 그 색깔 안에서 ESG의 요소들이 달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애플(Apple)이 발간한 에서는 애플이 ESG에 접근하는 방식을 서두에서 설명한다. “We are committed to demonstrating that business can and should be a force for good.”(“우리는 비즈니스가 선의의 힘이 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 고 있습니다”)라고 운을 띄우고 혁신과 협업, 타인을 섬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애플의 보고서는 ‘사회’에 해당하는 부분을 ‘우리의 사람들(Our People)’, ‘소비자(Customers)’, ‘공급자(Suppliers)’, ‘커뮤니티(Communities)’로 나눠 심도 있게 다룬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ESG의 요소 중에서도 사회를 중시하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와 협력, 신뢰, 책임, 보호, 보상 등의 키워드를 통해 책임과 역할을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ESG 보고서 서두가 흥미롭다. 카카오는 자사가 존재하는 이유를 ‘기술과 사람이 만드는 더 나은 세상’, ‘연결을 넘어 의미있는 관계로’라는 구호로 표현했다. 또한 카카오스러움에 대해서 는 5개의 구호로 설명했다. 이들 구호는 각각 읽히는 포인트가 있다. 각 구호들을 통해 카카오의 사회적 책무가 도출되는 과정이 읽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기업의 철학과 사명을 기반으로 조직을 논하고 주체 적인 의식을 언급하며 사회적 책무로 확장되는 점증법이 보이기도 한다. ㆍ ‘가보지 않은 길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 “혁신” ㆍ ‘무엇이든 본질만 남기고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봅니다.’

➡ “본질과 기본” ㆍ ‘나보다 동료의 생각이 더 옳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집니다.’

➡ “신뢰” ㆍ ‘스스로 몰입하고 주도적으로 일합니다.’

➡ “주인의식” ㆍ ‘세상을 선하게 바꾸려고 노력합니다.’

➡ “사회적 책무”

SKT는 아예 ICT 기반의 ESG 선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다짐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친환경 ICT로 진화’, ‘ICT의 사회적 가치 창출’, ‘책임경영/투명경영 강화’라는 세부적인 ESG 달성목표도 제시했 다. SKT가 ICT 기업 중에서는 유일하게 ICT를 기반으로 ESG 이슈에 대응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는데, SKT가 개발한 기술을 토대로 하여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E와 S 분야의 책무를 챙기겠다는 의지가 드 러나는 대목이다. 보고서 표지에서 아예 방향을 압축적으로 담은 경우가 있다. 아마존(Amazon) 보고서가 그렇다. 제목 이 ‘futher and faster, together(더 멀리, 더 빠르게, 함께)’인데 아마존의 성장 속도처럼 더 나는 방식 으로 발전하고 빠르게 진화하는 그룹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사회적인 가치를 간과하지는 않겠다는 의미 로 읽힌다. 보고서 목차의 스토리텔링도 제목과 맥을 같이하는데, 특히 환경 분야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인 아마존 웹서비스(AWS, Amazon Web Services)가 소비하는 에너지의 효율성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 원의 사용에 대해 강조한 지점이 눈에 띈다. 아마존 웹서비스는 아마존이 지금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서비스인 반면에 환경파괴에 대한 논란이 클 수 있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결책 을 찾아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다.


 

<사진 출처 : freepik.com>

 

선명한 행동

ESG는 엄연히 기업의 평가수단이다. 따라서 ESG 보고서는 수사적으로만 꾸며질 수 없다. ESG의 요 소들에 대응하는 기업의 이미지가 명확한 추진 과제들로 나타나야 하고 이를 통해 달성된 성과는 숫자 로 제시되어야 한다. 엔씨소프트는 ESG 보고서에서 ESG 정책의 성과들을 담았다. 인권경영선언문과 함께 뇌물수수 및 부 패방지, 다양성/포용성, 공정거래 원칙, 안전보건 경영 방침 등 많은 규정 중에서도 ESG와 관련한 정책 들을 담은 것이다. 그중에서도 인권경영선언문에는 인권 보호의 범위를 임직원, 유저, 협력사, 지역사회 등을 상정하여 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보호하는 정책의 방향성을 적시했다. 구글(Google)의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은 ESG 성과를 거대한 예산할당 규모로 표현했다. 구글은 순 수익금 중 61%에 해당하는 34억 7000만 달러(61%)를 사용하여 8개의 녹색 프로젝트 및 사회적 적격 프로젝트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예산 안에는 에너지 효율, 친환경 에너지, 그린 빌딩, 친환경 교통수단, 순환 경제와 디자인, 저렴한 주택, 인종 평등, 소상공인과 코로나19 위기대응 등의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그야말로 구 글은 ESG를 하나의 사업으로 상정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로 4조1천억 정도에 해당하는 예산을 ESG 중 E와 S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Netflix)는 임직원의 성, 인종, 민족에 따른 비율을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지속가능성회계표준 위원회(SASB, 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의 코드에 맞춰 보고서 내용을 제시하였는데, 넷플릭스 재무구조의 핵심적인 지표인 구독자 수 추이와 더불어 임직원 비율을 함께 공개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제공 사업자이므로 콘텐츠 안에서 표현되는 인권의 문제를 중시한다는 점도 보고서에서 밝히고 있 다. 핵심적인 서비스인 콘텐츠 제공을 수단으로 하여 ‘사회(S)’의 측면에서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1위 포털기업인 네이버는 경제적 가치를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나누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고서에 나타난 네이버의 경제적 가치분배 환산액은 2019년 약 3조 8천억 원, 2020년은 반기 기준으 로 2조 1천억 원의 증가세가 나타난다. 가치를 분배하는 이해관계자는 구성원, 파트너사, 투자자/주주/ 채권자, 정부, 지역사회로 구분된다. 네이버의 이러한 경제적 가치분배는 ESG의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포털 점유율을 차지하는 네이버는, 이와 관련성이 있는 이해관계자 유형도 다양한 분야에 퍼져있어 환경, 사회, 거버넌스 전 영역에서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원격근무의 과정을 통해 구성원 보호의 성과를 보고서에 포함했다. 2020년 초 코로나 확산 시기에 맞춰 원격근무를 추진한 내용과 소독/방역 활동, 출입자 관리, 제한적 공간 운영 등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현재 위치와 상황에 대한 분석

ESG 보고서에는 기업이 현재 처한 위치와 상황에 대한 분석도 담긴다. 기업의 관점에서 ESG와 관련 한 중대한 이슈들을 선별하고 우선순위를 매기는 과정이다. 페이스북(Facebook)의 경우에는 투명성과 윤리적인 비즈니스 관행(Transparent & Ethical Business Practices),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소비자 신뢰(Data Privacy & Consumer Trust), 혁신과 지적재산권 보 호(Innovation & IP Protection) 등이 지켜져야 할 가장 중요한 사안들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페이스북의 평가 결과는 최근 페이스북 내부 고발자 의해 제기된 서비스 윤리에 대한 문제, 향 후 ‘메타(meta)’로 사명이 변경되어 제공될 새로운 서비스 등과 맞물린 이슈들로 판단된다. 기업 입장에 서 ESG 이슈 대응은 기존 이슈에 대응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향후 새롭게 나타날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목적도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이 꼽은 ESG 관련 이슈들은 현재와 미래에 페이스북이 제공해야 할 서비스 철학에도 스며있어야 할 내용으로 보인다. LG U+가 ESG 차원에서 중대하게 다뤄야 할 이슈는 아래와 같이 나타난다. 이해관계자에 파급력이 강하고 이슈 영향력이 높은 순으로 살펴보면, ‘5G 글로벌 리더십 선도’, ‘기후변화 대응’, ‘시스템 가용성 확보’, ‘브랜드 가치 제고’ 등이 중대한 이슈로 꼽힌다. 이슈들은 통신사가 갖춰야 할 사업적 역량, 혹은 통신영역에서 당면한 사회적 이슈들과 맞물려 있다

삼성전자는 를 통해 ESG 관련 분야별 성과지표들을 다루고 있 다. 국내 최대 ICT 기업으로서 삼성전자가 취할 수 있는 ESG의 현재 대응상황을 보여주는 상황판 같은 느낌이다. 특히 임직원 봉사활동, 사회공헌 수혜자 수,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 수혜기업 수, 개인정보 관 련 사내 컨설팅 수 등을 숫자로 환산하여 제시한 점이 특징이다. 이외에도 삼성전자의 보고서는 환경, 커뮤니티, 책임, 인권, 공급망, 등의 측면에서 다양한 ESG 요소 들을 매우 구체적인 사안들로 다루고 있다. 특히 전자제품 및 반도체통신기기 제조 사업자에게 중요한 이슈인 환경 분야에서는 더욱 사안들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일례로 기후변화에 관해서는 리스크 및 기회요인들을 면밀히 분석해 제시했다.




<사진 출처 : freepik.com>


ICT 기업의 적극적인 ESG 대응 노력은 계속될 것

국내외 주요 ICT 기업들의 ESG 보고서는 대개 사업 분야를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ESG 이 슈에 대응할 명분을 도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ESG 이슈에 대응했다는, 혹은 대응하고자 노력할 업무 아이템들도 매우 선명하게 나열된다. 이 과정에서 멋진 언어적 표현과 명확한 숫자가 붙는다. 또한, 현재 주목해야 하는 ESG 이슈를 평가하고 관련한 기업의 위치와 상황을 자평하기도 한다. 기업이 ESG 보고서를 통해 밝히고 싶은 점은 명확하다. ‘우리 기업은 절대로 사악하지 않고 앞으로도 사악해지지 않을 것입니다.’이다. ICT 분야는 기술적인 진화가 빠르고 그에 맞춰 신생기업들도 많이 생겨 겨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고 잘못된 결정으로 한순간 큰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분야도 바로 ICT 분야 다. 따라서 ICT 기업들은 상황적 변수들을 줄이는 데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ICT 기업이 ESG 이슈에 잘 대응하면,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라는 변수를 통제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라는 것은 결국 홍보·마케팅과 연결되어 있고 아울러 규제에도 영향을 미치니 기업에 중대한 사안이다. ESG가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인 이유가 여기에 있 다. 기업들은 계속 말할 것이다. ‘ESG 이슈에 잘 대응하고 있으니, 믿고 투자해주세요.’라고.

<자료 출처 : 한국인터넷 진흥원 KISA Library 최홍규/ EBS 연구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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